• 최종편집 2024-03-28(목)
 

사람들은 능력 있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싶어할까? 아니면 인간성이 좋은 사람과 함께 일하고 싶어할까?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티지아나 카시아로(Tiziana Casciaro) 교수와 소우사 로보(Sousa Lobo) 교수는 이를 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그들은 직원들을 ①능력도 좋고 인간성도 좋은 '호감가는 스타(Lovable Star)' 그룹, ②능력도 없으면서 같이 있으면 짜증 나는 '무능한 밉상(Incompetent Jerk)' 그룹, ③능력은 별로지만 다른 사람을 기분 좋게 하는 '호감 가는 바보(Lovable Fool)' 그룹, ④능력은 있지만 같이 있으면 껄끄러운 '유능한 밉상(Competent Jerk)' 그룹으로 나눴다. 그리고 사람들이 어떤 유형의 직원들과 함께 일하고 싶어하는지, 또한 자신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떤 유형의 직원들에게 조언을 구하는지 조사했다.

 

조사 결과, 1순위는 당연히 '호감 가는 스타' 그룹이었다. 그리고 '무능한 밉상' 그룹은 모두의 기피 대상이었다. 그렇다면 남은 두 그룹 가운데 사람들은 누구와 함께 일하고 싶어했을까? 그것은 '유능한 밉상'보다는 '호감 가는 바보' 그룹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결과는 어떤 기업에서든 똑같았다. 결국 호감이 능력을 이긴 셈이다. 카시아로 교수 일행은 이를 '호감 편향(Likeability Bias)'라고 이름 붙였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호감 편향'은 왜 발생하는 것일까? 카시아로 교수 일행은 그 이유로 첫째, 밉상 유형의 사람은 남에게 도움을 주기 싫어하며, 설령 도움을 주더라도 오만한 태도를 보여 남에게 불쾌감을 준다는 점. 둘째, 밉상은 자신에게는 유리하게 상대방에게는 불리하게, 즉 불공정한 게임을 할 것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이러한 조사 결과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제시하기도 한다. 기업은 성과를 내는 게 목표인데 호감이 간다고 능력이 부족한 직원을 파트너로 선택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카시아로 교수 일행은 호감 가는 바보는 조직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호감 가는 바보는 조직의 '사일로 현상(Silo Effect)'을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사일로는 회사 안에서 담을 쌓고 다른 부서와 소통하지 않으면서 자기 부서의 이익만 추구하는 집단을 말한다. 이런 사일로 현상이 심해지면 부서간의 협조는 불가능해진다. 사일로 현상을 해결하는 방법은 단 하나, 다른 부서의 사람을 좋아할 이유를 찾아내는 것인데, 호감 가는 바보는 정서적 허브로서 부서간의 윤활유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조직이 성과를 내는 데 능력은 확실히 중요하다. 하지만 조직은 능력만으로 굴러가지 않는다. 조직구성원들이 서로 호감을 갖고 함께 일하고 싶은 마음을 낼 수 있어야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 모든 직원이 능력도 있고 인간성도 좋으면 더 없이 좋겠지만 그럴 수는 없는 법. 능력은 다소 떨어지지만 인간성 좋은 '분위기 메이커'가 조직에는 필요하다는 것을 리더들은 잊지 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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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m Would You Choose? '유능한 밉상'보다 '호감 가는 바보'와 같이 일하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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